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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ahi Linux

Linux를 왜 쓰냐구요 ?

elsa in mac 2025. 3. 16. 21:24

"Linux를 왜 쓰는가 ?"
참으로 진부한 질문이기도 하지만, 늘 다시금 생각해 보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 유구한 역사 속에서 Linux를 왜 써야 하는지에 대한 결론이 났다면, 지금 이 문제가 의문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 수 많은 역사속으로 사라진 Tech 들 처럼 이미 Linux는 사라졌어야 하지요.. 하지만, 끈질기게 사라남아 있고.. 꽤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지인과 대화 중에 "너는 왜 Linux를 쓰냐 ?" 라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그러게 왜 나는 Linux를 쓰지 ?"

Window는 XP(2001)까지만 쓰고 쓰지 않았으니까, 이제는 오히려 쓰는 것이 어색할 지경이고, 그나마 몇 가지 Window에서만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 간간히 가상머신으로 쓰는 것 정도 입니다.  솔직히 줘도 안 쓴다는 수준... 

가장 많이 오랫동안 사용해 온 OS는 macOS 입니다.  Apple II 부터 사용했고, macOS로만 치면 System 8(1998)부터 Sonoma(2023) 까지 사용했으니, 25년을 사용해 온 셈입니다. 이젠 좀 지겨워질 정도가 되었죠..  안정성 측면에서는 결단코 의심을 해 본 적이 없는 수준의 더할 나위 없는 OS 입니다.  허나, 뭐랄까. 정말 따분하고 재미없는 OS가 또 macOS 입니다.  갇혀 있는 느낌 이랄까.. apple이 만들어 놓은 UI/UX에서 한발짝도 벗어날 수 없는.. 

Linux를 사용하는 이유 중 하나는 오늘날 메이저 OS들이 과거의 OS와는 다르게 참으로 많은 것들을 들여다 보고 때로는 사용을 강요한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OS는 app을 실행시키기 위한 일종의 놀이판이였다면 지금은 매우 은밀하고 집요하게 모든 정보들과 상호 연결되어 있으며, 상업적인 제안을 강요합니다. 물론 그들은 개인정보를 직접 들여다 본다고 하지 않으며, 서비스 로직에만 사용한다고 합니다. 분명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컴퓨터 이지만, OS 개발 사들은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정보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등등 너무나 많은 개인정보를 다양한 계층에서 관리하고 취급합니다.  반면, Linux는 각 계층이 이해관계가 없는 개발자들이 개발하고 배포하는 만큼, 개인정보를 관리하거나 취급하지 않습니다.  그랬다간 난리가 나겠죠. 

무엇보다 Linux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발 끝부터 머리 끝까지 모든 것을 내가 원하는 수준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점 입니다. 만일 필요한데 없다면 만들어 쓰면 되고, 만들어 사용하는데 제한도 없습니다.  얼마전까지 Hyprland를 사용하다가 지금은 지워버리고 Wayland Compositor(Window Manager)를 아예 만들어 쓰고 있습니다.  

몇 가지 버그도 있고, 개선했으면 하는 사항이 있어 Hyprland Github Issue에 좀 올려 볼까 했는데, 쌓여 있는 Issue가 1,300개가 넘어가는 것을 보고 그냥 포기히고, Wayland Compositor를 좀 공부하면서 그 다지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그리고 주말에 시간을 내서 조금씩 코딩을 했고 두 달쯤 지나니 꽤 쓸만한 녀석이 되었습니다. 

물론, 발 끝부터 머리 끝까지 커스텀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닙니다. 컴퓨터를 업무에만 사용하는 유저들에게는 정말 어려운 일이고, 코딩 좀 한다는 유저들에게도 매우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쌓여야만 가능한 일 수 있습니다. 허나 또, 불가능 한 것은 아니라는 점.  대부분 리눅스 사용을 고려 했다가 결국 포기하고 Windows나 macOS로 되 돌아가는 이유는 Linux에서 windows나 macOS수준의 완성도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Linux는 자유도가 높은 것이지 완성도가 높은 것이 아닙니다. Linux는 상업적이지 않은 영역의 운영체제 이기에, H/W 지원에서 부터 App의 기능과 성능까지 완성도 높은 수준의 그 무엇이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Linux라는 OS는 파편화가 대단히 높은 OS 입니다. Linux라는 OS 자체로는 꽤 단순해 보이지만, 얼마나 많은 Distro(배포판)이 존재 하는지를 안다면 놀랄 수준이죠. Linux의 이러한 파편화는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갖고 있습니다. 

Linux를 사용하면 GUI app보다는 Terminal app(TUI) 이 훨씬 많은데, 그 이유 중에 하나도 이런 다양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Package Manager가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개발자는 이 모든 패키지에 대응할 수 없습니다. 아울러 개발자가 앱 개발에 사용한 라이브러리의 버전이 실제 사용자들의 환경에 동일하게 갖춰져 있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래서 Source level에서 배포하면, 각 유저들이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배포판의 환경에 맞게 빌드 하여 사용하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꽤나 원시적인 수준이지만 그게 최선입니다. 

TUI나 CLI가 GUI app 보다 못하다고 말 할 수는 없습니다. 굳이 눈으로 확인할 필요가 없는 작업들이라면 TUI나 CLI app이 GUI app 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빠릅니다. 단적인 예로 png 파일을 jpg 파일로 변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그냥 터미널에서 convert 명령으로 처리하면 됩니다. 매우 간단하고 편리하며 신속합니다. 폴더 내의 다양한 포멧의 이미지들을 jpg로 변경해야 한다면, 간단한 pyhton 코드나 shell-script로 대응하면 됩니다. 이미 다양한 GUI 앱이 상존하는 Windows나 macOS에서는 그래서 터미널 명령보다는 GUI app을 사용하지만, 그렇지 않은 Linux에서는 CLI를 사용하는 이유입니다. 

혹자들은 Linux가 Windows나 macOS 보다 안전하다고 하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습니다. 유저 수가 적다 보니 악의적인 공격이 적은 것이지, OS 수준에서의 안정성은 다른 OS들과 대등하거나 혹은 더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Linux가 Windows나 macOS와 달리 보다 안정적이다라고 느끼는 이유도 이러한 파편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모든 Linux 유저들의 환경이 통일되어 있지 않고 다양하기 때문에 특정 공격에 대해 동일한 피해를 볼 확률이 극히 낮아지는 셈입니다. 몰론, 설치하는 app이나 도구들을 일일히 사용자가 확인하고 설치한다는 점에서도 좀 더 안전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Windows나 macOS를 사용하는 유저들의 환경은 거의 동일합니다. 그 위에서 사용하는 app들의 다양성이 약간 있을 수준이지요. 반면 Linux 유저들의 환경은 거의 동일할 확률이 다만 1%도 안될 것입니다.  사용하는 커널 버전 부터, 사용하는 DE(Desktop Environment) 혹은 WM(window manager) 그리고 app 까지  정말 다양한 조합들이 존재하죠.  

Linux는 어떤 배포판을 사용할 지를 선택할 수 있고, 배포판을 선택했다면 그 위에 어떤 GUI 환경을 구축할지를 선택할 수 있고, 선택한 GUI를 커스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각 단계에서는 Try & Error가 상존하기에 자신이 원하는 완벽한 환경을 구축하기까지 꽤나 많은 어려움에 봉착할 수도 있고 여러번 OS를 재 설치할 수도 있지만, 일단 완성이 된다면 정말 편하고 효율적인 나만의 컴퓨팅 라이프를 즐길 수 있게 됩니다. 누군가로부터 제시된 환경에 길들여지고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나만의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 Linux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평생 한 번도 사용할 일 없는 app을 설치할 필요도 없으며, 있다면 지워버리면 그만 입니다. 여러 대안이 있는 app 이라면 내가 선택하면 그만 입니다. 사용하다가 더 좋은 대안이 등장한다면 미련없이 버리고 새것으로 갈아타면 됩니다.  없으면 만들어 쓰면 되며, 내가 만든 그 무엇을 운영체제가 거부하지도 않습니다. Resource 최적화를 원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고, 반대로 성능 최적화를 원한다면 또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것 입니다. Linux에서는 모든 것을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Linux를 사용하는 이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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